'희망가'에 '패'던질 시기 놓치지 말라
앙상한삶의혼 2008.10.28 09:08:11
요즘 경기아 않좋아 많이 힘드시죠?
1년간의 재테크가 남긴 교훈이라는 기사인데...
저희집의 이야기를 보는 듯하네요...^^
그래도 그 '희망가'를 버리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가끔 번개팅으로 만나 간단히 한잔하는
것이 큰 힘이 되듯이...
그것조차 없으면...
2008년 10월 28일 (화) 04:10 머니투데이
'희망가'에 '패'던질 시기 놓치지 말라
[머니투데이 황숙혜기자][[머니위크 기획]1년간의 재테크가 남긴 교훈]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옛말이 있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세상이 변하고 있지만 요즘 투자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불과 1년 전을 생각하면 지금은 전혀 다른 세상에 사는 기분이다. 오히려 원/달러 환율은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외환위기 당시의 악몽이 되살아난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 머니위크 > 가 창간했던 지난 해 10월, 미국에서 이름도 생소한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부실이 발생해 월가의 주요 금융회사들이 위기에 빠졌다는 소식에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유포리아((Euphoria, 행복감)를 만끽하고 있었다. 문제의 진원지인 미국의 대표 주가지수인 다우존스지수는 지난해 10월12일 1만4198.10으로 최고가를 기록했고,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1주일 뒤 6124.04로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그 후로 1년이 지난 지금, 유포리아는 온데간데없고 시장에는 온통 공포와 비탄, 분노로 가득하다. 불과 1년 사이 세상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그리고 선행지표인 주가의 대폭락이 암시하는 바는 무엇일까.
창간 1주년을 맞은 < 머니위크 > 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9.11테러'와 외환위기, 블랙먼데이 등 굵직한 위기를 경험하며 내공을 쌓은 노련한 투자가들로부터 벼랑 끝의 금융시장이 앞으로 1년 동안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통찰을 구했다.
우선 < 머니위크 > 와 함께 한 지난 1년간 금융시장의 교훈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경험에서 다시금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가?
1.패턴에 휘둘리지 말라
역사는 되풀이 된다. 하지만 늘 그렇지는 않다.
베이징올림픽이라는 재료를 근거로 투자가들은 이구동성, 중국 증시가 2008년 8월까지 강하게 상승한 후 올림픽 폐막 이후 한차례 가파르게 조정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을 포함해 과거 올림픽 개최국의 증시 패턴이 그랬다는 것. 국제적인 행사를 치르기 위해 도로를 닦고 건물을 세우는 등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데 따라 투자와 성장이 탄력을 받고, 여기에 기업들의 이익 향상과 심리적인 기대가 가세하면서 주가가 실제로 올림픽 직전까지 강한 상승 탄력을 과시하곤 했다.
중국 역시 과거 올림픽 개최국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2008년 7월까지는 중국 주식이 고수익 보증수표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적어도 중국의 경우 역사는 되풀이되지 않았고, 철석같이 믿었던 보증수표는 부도를 내고 말았다.
상하이종합지수가 정점을 찍은 것은 올림픽을 무려 10개월 앞둔 지난해 10월이었다. 6000선을 돌파한 지수가 2개월가량 급락한 뒤 연초 다시 반등하자 긴장하던 투자자들 사이에 '올림픽 효과'에 대한 기대가 다시 살아났다. 하지만 지수는 브레이크 없는 추락을 지속, 한때 2000 아래로 내려앉았다. 적어도 주식시장에서는 '잔치'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
베이징올림픽이 폐막하자 증권가에서는 '밸리 효과'에 대한 논란이 고개를 들었다. 과거 올림픽 개최국의 사례를 보면 행사 후 투자가 급감하면서 성장률이 크게 둔화되고, 주식시장도 무너졌다는 것.
이른바 '올림픽 효과'가 보란 듯이 빗나간 가운데 '밸리 효과'에 귀를 기울이는 투자자는 많지 않아 보인다.
2.거품은 반드시 꺼진다

주식투자 격언 중에 '달리는 말(馬)에 올라타라'는 말이 있다. 주가가 떨어져서 싸게 보이는 종목을 골랐다가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가파르게 상승해서 가격이 부담스러워 보이는 종목에 베팅할 때 수익을 낼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이른바 '상한가 따라잡기'와 같은 투자전략이 이 격언을 충실하게 따르는 사례다.
격언이 전달하는 속뜻은 주식을 매입할 때 절대적인 가격을 볼 것이 아니라 기업의 펀더멘털을 근간으로 적정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가는 강한 펀더멘털로 무장하고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것이 아니라 투기적인 '머니플레이'에서 비롯된 거품으로 가득 찬 시장에 '막차'를 타고 돌진하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지난해 9~10월 사이 중국펀드에 뒤늦게 가입했거나 연초 원자재펀드에 신규 투자한 이들이 바로 '막차'에 올라탄 경우다. 국내 시장에서 '펀드 부인'이란 신조어까지 낳았던 막판 '펀드붐'도 마찬가지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상하이종합지수 6000은 앞으로 10년 안에 다시 보기 힘든 숫자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어떤 경우든 지난 1년간의 투자경험에서 가장 뼈아프게 배우는 교훈은 '거품은 반드시 꺼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거품이 꺼지지 않은 경우는 없다. 거품을 크게 키웠다면 터지는 충격 또한 크다.
3.마지막 불꽃에 홀리지 말라
'이제 나올 건 다 나왔다.'
'부실규모 OO달러 밖에 되지 않는다.'
'일부 금융권에 국한된 문제일 뿐 총체적인 위기가 아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을 편입한 일부 펀드가 마진콜을 막지 못해 환매 중단과 청산의 수순을 밟는 사이 미국 워싱턴의 정치인과 금융당국자들이 한결같이 외쳤던 말이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와 조지 소로스 회장 등 일부 전문가들이 위기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를 귀 기울여 듣는 관료나 투자자는 많지 않았다.
국내 투자가들도 마찬가지. 월가 투자은행(IB)의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을 때 사태를 냉철하게 분석하기보다 '주가 약세가 6개월 안에 진정될 것'이라는 말로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에 바빴다.
느긋했던 워싱턴은 이제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백약이 무효한 시장 앞에서 대공항 이후 신용팽창의 잔치 속에 무르익었던 화끈한 취기가 순식간에 달아났을 것이다.
조지 소로스는 최근 자신의 저서에서 그동안 실물경기의 호황이 신용팽창에 기댄 것이었는데 미국 정계는 신용이 수축할 경우 실물경기도 꺾인다는 당연한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며 질타했다.
막강한 소비력과 부동산 시장의 고공행진, 주가 강세 등 신용팽창이 낳은 화려한 불꽃 이면에 위기가 도사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왜 간파하지 못했을까. 분명한 것은 마지막 불꽃이 가장 화려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불꽃에 현혹되는 사람들도 가장 많다. 거품도 터지기 직전이 가장 '빵빵'하지 않겠는가.
4.첨단에 속지 말라
글로벌 증시의 도미노 폭락을 불러일으킨 원흉은 단연코 금융시장의 첨단이라고 불리던 파생상품이다.
문제의 부채담보부증권(CDO)을 포함한 파생상품은 오늘날 첨단 IT산업을 창출한 컴퓨터공학에 비유해 금융공학이라고 불리며 선진 금융시장의 첨병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결말은 좋지 않았다. 금융공학 상품들은 세계 경제를 지옥불로 떨어뜨린 주범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금융공학 상품들은 첨단기법을 동원해 투자상품의 리스크를 정교하게 계산하고 분산했다고 자랑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문제가 터지고 나서 다시 뜯어보니 리스크를 이중삼중으로 불리고, 누구의 책임도 아닌 것처럼 만들어 투자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괴물상품'이었던 것이다. 이런 상품의 폐해에 지금 전 세계 투자자들이 고통 받고 있다.
첨단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첨단이 항상 아름다운 미래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인간의 탐욕으로 만든 첨단은 매우 사악한 첨단이다.
5.부동산 불패신화는 없다
세상에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 부동산시장에서도 이 격언이 통한다. 지난 1년간은 확실히 그렇다.

최근으로 오면서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 이른바 부동산 불패신화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강남을 중심으로 분당, 용인 등 이른바 '버블 세븐'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양도세 완화에 이어 종부세 기준 상향 조정까지 정부가 각종 세금 감면 방안을 들고 나왔지만 부동산 거래는 뚝 끊어졌고, 얼어붙은 투자 심리는 녹을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반면 부동산시장의 영원한 패자라는 낙인이 찍혔던 강북 아파트 가격이 올 들어 강세를 보이며 늘 강남에 위화감을 갖고 있던 강북 주민들의 맺힌 응어리를 조금이나마 풀어 주었다.
최근 1년 사이 나타난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은 영원할 것 같았던 강남 부동산의 위세도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라는 거시경제 변수를 당해내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다. 또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던 강북 아파트 가격의 상승은 부동산시장에도 본질가치라는 변수가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6.개꼬리 3년 묻어도 황모(黃毛) 안 된다
"떨어질 때가 기회입니다."
"섣부른 환매는 금물입니다."
주가가 지난해 4분기부터 폭락하면서 '펀드런'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자 업계에서는 장기투자를 권고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의 위기를 돌이켜보면 시장이 공포로 가득했을 때가 바로 기회였다는 것. 맞는 말이다.
하지만 중국펀드에 가입, 지난해 4분기 중국 주가가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할 때 환매 기회를 놓쳤다가 고점 대비 상하이종합지수가 3분의 1토막이 난 지금까지 들고 있는 투자자도 같은 생각을 할까. 또 국내 증시의 선량한 '펀드부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 몇년 동안 펀드에 투자해 얻은 수익금을 모두 반납하고 오히려 손실을 떠안은 투자자라면 오히려 '묵힌다고 능사가 아니다'라는 말에 더 크게 공감할 것이다.
펀드 투자의 기본이 장기투자라고 하지만 늘 불변의 진리라고 볼 수는 없다. 투자자산의 가격이 형성되는 메커니즘과 자신의 투자 계획에 따라 필요할 경우 현명하게 환매하는 전략도 중요하다.
작은 손실이 두려워 더 큰 손실을 만들어선 안된다. 그것이 '소탐대실'이 아니고 무엇인가. 작은 손실을 확정짓는 것이 아까워 기약 없는 장기투자를 하는 것은 결코 현명한 투자가 아니다. 패색이 짙으면 패를 던져 손실을 현실화하고 발을 빼는 게 옳다. 이른바 '손절매'의 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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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기자 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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