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한삶의혼                        2006.07.20 09:48:05

 

[영일이의 블로그에 올려진 글입니다..~~]

광덕 그린 리조트에서 2박 3일을 보내기 위해 아침에 민겸이를 학교에 보내놓고 준비를 시작했다. 전날 미리 장을 본 덕분에 그나마 한가하게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물놀이용품하고 개인용품 몇가지를 가방에 담고 민겸이가 돌아오자 마자 순대와 고기를 사서 해민이네 집으로 갔다. 이미 준비를 마치고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수네 식구와 인사를 하고 짐을 옮겨 싣고 바로 광덕산을 향해 출발하였다.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차츰 장대비로 변하기 시작한다. 오전에 강원도 일원에 호우 경보라고 하더니 아직도 많은 비고 내리고 있었다. 백운계곡의 거센 물살과 광덕계곡 쪽으로 흘러내리는 물길을 아래로 내려다 보며 구불구불 굽이를 넘어 광덕산 계곡 깊숙이 자리잡은 광덕리조트에 도착하였다.

홈페이지에서 보는 것과는 많이 달라서 뽀샵의 위력을 느낀다. 패인 길에 가파른 언덕, 호우에 의한 엄청난 수량의 계곡의 물살, 전후좌우 가릴 것 없이 막혀있는 산... 일단 계약한 방으로 들어섰다. 305호와 307호였는데 처음에 팔각정처럼 생긴 곳인 줄 알고 기웃거렸으나 열쇠가 맞지 않는다. 찬찬히 보니 옆집이었다. 드디어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흠... 너무 좁다. 이 방이 2~4인용인가 싶어 6~8인용 집을 찾아 307호로 가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1인용도 안돼보인다. 삼각형의 작은방에는 싱크대 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난감함을 느끼며 우선 급한대로 305호에 짐을 풀었다. KTF는 휴대폰 연결조차 되지 않아 SKT의 위력을 새삼 확인되는 곳이었다.

그리고 상의한 끝에 다른 방을 구해보기로 하고 관리실을 찾았다. 다른 빈방이 있긴 한데 거리가 가깝지 않다. 같은 300번데 방이 하나 있었는데, 하루밖에 여유가 없다. 203호는 2박을 하는 것이 가능한데 조리시설 및 화장실이 없는 방이었다. 상의 끝에 203호로 방을 정하고 약간의 추가요금을 지불하기로 하고 방으로 돌아오니 영국이 내외가 도착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문수진과장이 마련한 부침을 안주삼아 먹으며 나머지 일행을 기다렸다. 얼마 후 영훈이와 인복씨가 도착하고 저녁때에 이수의 한자 시험을 마치고 출발한 천안식구들이 도착하였다. 여느 때의 모임과 다름없이 아이들과 닭죽과 카레로 저녁을 물리고 10시 조금 넘어 아이들은 천안김과장의 인솔로 203호로 이동하고 계곡물로 시원해진 맥주와 음료를 먹으며 이어진 수다는 1시가 넘어 끝이났다. 방이 좁은 관계로 모두 정리를 하고 빈틈이 보이지 않도록 이불을 깔고 덮어 겨우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새벽 5시경 제수씨의 급작스런 놀람으로 모두들 잠이 깼다. 계곡물이 많이 불었다고 무서울 정도란다. 모두 창에 매달리거나 문밖으로 나가 상황을 살펴보니 상황이 좋아보이지 않는다. 우선 다리위에 주차된 차량부터 부랴부랴 언덕쪽으로 이동 주차를 하였다. 계곡에 담가두었던 생수, 음료수 및 맥주가 없어진 것 같다는 대략의 확인만 하고 다시 꿈나라로...

아침에 일어나 확인해보니 예상대로 계곡에 담가 두었던 것들은 유실되었다. 할 수 없이 영국이와 영훈이가 차를 몰고 근처 동네까지 나가서 부족한 물품을 구입해 와서 아침을 차려 먹고 천안 김과장의 생일축하까지 끝내고 오늘의 일정을 협의 하였다. 일단 비가 그칠 것 같지 않고 계곡물이 계속불어나면 고립될 위험성이 있어 관리실에 얘기하여 1박은 취소하는 것으로 하고 다음 장소로 베어스타운으로 선택을 하였다.

베어스타운 가기전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물놀이를 위하여 신북온천 환타지움으로 가기로 하였다. 잠곡리, 신수리, 신철원을 거쳐 포천입구쪽에 신북으로 들어가 1시간 30분이 넘는 거리를 이동하여 신북에 도착하였다. 홈페이지에 나온대로 할인요금을 적용받기 위해 폰뱅킹으로 이체처리를 하고 온천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여느 물놀이 시설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그리 오래된 시설이 아니어서 인지 깨끗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이었다. 유수풀과 파도풀까지 있고 온천수를 이용하여 약간 미지근한 물이어서 비오는 야외에서도 큰 무리없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점심을 먹은 식당도 비교적 맛있는 음식에 적당한 가격으로 만족감을 더해주었다.

물놀이를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시 1시간을 달려 베이스타운으로 이동하였다. 영훈이가 숙박인원을 고려하여 친절히도 12명으로 자신 신고하여 추가요금을 6만원이나 물고 34평형 빌라콘도로 들어갔다. 예전에 지은 것이어서 넓기는 넓었다. 좁은 통나무집에서 머물다 와서 비교적(?) 현대적인 시설에 더욱 얼굴표정이 밝아진다.

곧바로 이어진 식사 및 음주는 기수가 기증한 할인점 기준가 24만원의 조니워커 블루레이블을 시작으로 남아있는 맥주를 하나둘씩 비워 나갔다. 방 한쪽의 벽난로를 가릴 정도로 맥주병이 쌓이고,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사람들과의 공방속에서 두번째 밤이 찾아왔다.

다시 아침이 되고 남은 음식을 거의 대부분 처리하는 식사시간을 보내고 헤어지기 아쉬운 맘에 암사동 선사주거유적지를 찾아 아이들을 위한 교육적인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늦은 점심식사로 잠실에 있는 오모가리 김치찌개 집에서 먹었다. 식사후 우연히 뵙게된 희준이 부모님과 먹자회 식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해민이네 집을 경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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